
[슬롯사이트타임즈]가장 최근에 개봉한 영화 중에 눈에 띄는 것으로 아마존 활명수가 있다. 이 영화에서는 극 중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진봉(류승룡)이 진행한 ‘까스활명수’ 광고가 나오는데, 이를 실제 TV 광고로도 방영하고 있어 콜라보 마케팅을 시도한 것으로 눈길을 끈다.
까스활명수는 슬롯사이트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 상품이고, 여전히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상품이다. 활명수로 대표되는 슬롯사이트이 올해 들어 사업 다각화를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시점이 윤도준 회장에 이어 윤인호 부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 있어서 경영실적을 강화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보니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으로부터 인수한 짜 먹는 감기약 화이투벤시럽 3종을 출시했고, 해외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기반의 글로벌 투자사 ‘하이타이(Healthy Innovations Technology Investment, HITI)와 중동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기능성 원료 제조와 유통을 아우르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실 슬롯사이트은 역사가 길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전통이 있는 기업이다. 1897년 설립된 슬롯사이트은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가장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또한 슬롯사이트은 기네스북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조기업, 제약사, 최초의 등록상표(부채표), 등록상품(활명수) 등 4가지 부문에 등재되어, 활명수 기업으로도 불린다.
기업이 성장을 위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경영상의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경영 승계라는 이슈가 겹치는 시점이다 보니 다른 관점에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슬롯사이트은 현 윤도준 회장이 경희대학교 의대 병원에 재직하다가, 2005년에 가업을 잇기 위해 슬롯사이트으로 옮겨 2008년에 회장에 취임했다. 윤도준 회장은 취임 이후 기존 제약사업을 중심으로 양적인 성장 전략을 추구하며 경영해 왔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이후 슬롯사이트의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1,886억 원에서 2023년에 3,611억 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을 보면 2008년 400억 원에서 2023년 188억 원으로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실적을 반영한 것인지, 주가도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기존 상품인 활명수와 판콜, 후시딘에 이어 2011년에 잇치를 출시했지만, 높은 마케팅 비용으로 인해 영업이익 규모는 오히려 감소했고, 이러한 실적 추이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올해 2분기 실적에서도 매출액 1,152억 원에 영업이익 46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그 결과 2021년에 일시적으로 3만 4,0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7,500원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화제약이 해외 사업과 신규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의사결정이 슬롯사이트의 기업가치 즉, 밸류를 높이려는 경영상의 판단인지, 아니면 승계를 위한 목적이 더 큰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신규사업을 강화하는 시점과 지배구조가 변화하는 시점이 겹치기 때문에 밸류업 측면에서 시장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슬롯사이트은 2019년에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사 디더블유피홀딩스를 설립하면서, 이 회사와 동화지앤피 등의 비상장사가 상장사 슬롯사이트을 지배하는 구조가 되었다. 이러한 지배구조는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밸류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나타나는 배경이다.

슬롯사이트의 밸류업을 위해서는 우선 기존 브랜드들의 영업이익률을 높이고, 신규사업으로 추진 중인 건기식 사업에서도 의미 있는 매출과 이익을 내야 할 것이다.
우선,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4대 상품류(활명수, 판콜, 후시딘, 잇치)의 비중이 52.39%로 여전히 절대적인 수준이라 밸류업을 위해서는 차기 히트 상품을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슬롯사이트을 자세히 보면, 4대 상품이 모두 해당 분야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특징이 있다. 활명수, 판콜, 후시딘, 잇치 모두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이면서, 일상생활에서 아프거나 다치는 상황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를 만들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만큼 슬롯사이트은 제약회사인 동시에 브랜드 회사로도 볼 수도 있다. 그런데 판콜과 후시딘에 이어 2011년에 잇치가 발매된 이후 14년이 지났지만, 이 브랜드를 이을만한 히트 브랜드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건기식도 마찬가지로 브랜드가 중요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건기식 시장은 제약사뿐만 아니라 식품사 그리고 해외 수입품까지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워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건기식이라는 커다란 범위가 아니라 구체적인 품목별로 인식할 수 있는 브랜드가 중요한 사업이라는 특징이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건기식 보고서(2023.4.)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약 5조 원 수준으로, 2009년 이래 연평균 13% 성장해 왔으나, 업체들의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건기식 상위 10개 제조업체의 매출액 비중이 2021년 기준으로 64.7%에 달해 시장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2020년에 지분을 인수한 메디쎄이는 매출액이 증가하는 가운데 영업이익은 2021년 43억 원에서 2022년 37억 원, 2023년에는 22억 원 수준까지 하락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인수 당시에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추진하려고 계획 중”이라는 전략과 달리 슬롯사이트 입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슬롯사이트이라는 전통의 제약회사가 지배구조를 변경했을 때는, 그만큼의 경영관리의 투명성과 함께 경영실적으로 주주들에게 인정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윤인호 부사장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해외 사업(티에스케어), 피부미용(하이로닉)이나 헬스케어(마그랩 등) 등의 신사업이 자리를 잡아 미래 성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슬롯사이트이 밸류업을 위해 지배구조를 바꿨다는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더불어 아마존 활명수와 까스활명수 모두 소비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선전도 기대해 본다.
[슬롯사이트타임즈=신광철(애틀러스R&C 연구소장, 경제학 박사)]kcshin@ar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