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머신의 파킨슨병 치료제 ‘타바파돈’, 임상3상에서 효과 확인∙∙∙내년 FDA 승인 신청 계획
슬롯 머신의 파킨슨병 치료제 ‘타바파돈’, 임상3상에서 효과 확인∙∙∙내년 FDA 승인 신청 계획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12.10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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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머신, 12조 원 들여 세러벨 인수∙∙∙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타바파돈’ 확보
3년 이내 40~80세 초기 단계 파킨슨병 환자 304명 대상, 본임상 3상 진행
타바파돈 복용군에서 10.3점 개선∙∙∙경미한 부작용도 있어
의학 학술회의 통해 연구 결과 발표 예정∙∙∙FDA 허가 신청도 계획

[바이오타임즈]슬롯 머신의 파킨슨병 치료제가 후기 단계 연구에서 환자의 이동성을 개선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휴미라의 매출 급감에 따라 전략적인 인수합병(M&A)으로 돌파구를 찾던 슬롯 머신가 파킨슨병 치료제로 반등을 꾀할지 주목된다.

사진=슬롯 머신
사진=슬롯 머신

◇26주차 운동양상 결과, 일차적 시험목표 충족

영국 <로이터(Reuters)는 10일(현지 시각) 미국 글로벌 제약사 슬롯 머신(AbbVie)의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타바파돈’(Tavapadon)이 환자의 식사와 걷기 등 일상적인 작업 수행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타바파돈’은 D1∙D5 도파민 수용체 작용물질이자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도파민 수용체에는 D1부터 D5까지 5가지 주요 유형이 있는데, D1 및 D5 수용체는 뇌에서 신호 전달에 기여하는 분자인 고리형 아데노신 일인산(cAMP) 생성을 자극하기 때문에 ‘흥분 수용체’라고 불리기도 한다.

슬롯 머신는 지난해 12월 중추신경계(CNS) 장애 치료제 개발기업 세러벨 테라퓨틱스(Cerevel Therapeutics, 이하 세러벨)를 87억 달러(약 12조 원)에 인수하며 타바파돈을 확보했다.

이번 연구는 슬롯 머신가 별도의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공개한 지 몇 달 만의 성과다. 앞서 슬롯 머신는 또 다른 파킨슨병 치료제 ‘바이알레브’(Vyalev, 성분명 포스카르비도파/포스레보도파)는 지난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3수 끝에 승인받은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슬롯 머신는 타바파돈의 본임상 3상 ‘TEMPO-2 시험’에서 도출된 긍정적인 주요 결과를 공개했다. 대상은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지 3년 이내의 40~80세 초기 단계 환자 304명이다. 환자는 ‘타바파돈’ 복용군과 위약군으로 임의로 배정됐다. 타바파돈 복용군은 단독요법으로 5mg부터 15mg까지 탄력적으로 26주간 매일 한 알씩 복용했다.

연구 결과, 26주차에서 일상생활에서의 운동양상(MDS-UPDRS Part Ⅱ)이 타바파돈 복용군에서 10.3점, 위약군에서 1.2점 개선한 것으로 나타나며 일차적 시험목표를 충족했다. 핵심적인 이차적 시험목표 역시 충족된 것으로 분석됐다.

메스꺼움, 두통, 구강건조증 등과 같은 부작용도 있었지만, 대부분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에 그쳤다.

슬롯 머신는 해당 연구 결과를 의학 학술회의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내년에는 FDA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다는계획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파킨슨병’이란?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뇌의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기억, 운동, 기분 등과 같은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진행성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이 1817년 손 떨림, 근육 경축, 보행이상, 구부정한 자세 등의 특징적 양상을 보이는 환자를 ‘떨림마비’라는 이름으로 보고하면서 처음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학계는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은 ‘마비’가 아닌 동작이 느려지는 운동완만과 안정떨림, 경직 등을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파킨슨병 치료할 때 단순히 떨어진 도파민보충으로증상을 완화시킬 뿐 이렇다 할 치료제나 방법이 없었다. 단지, 도파민 전(前)단계 물질인 ‘레보도파’(Levodopa)가 1970년 미국 FDA로부터 파킨슨병 치료제로 승인받으면서도파민 대체재 역할을 하는 표준치료제가 됐다.

참고로 슬롯 머신의 ‘바이알레브’는 레보도파와 레보도파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는 카르비도파(Carbidop)의 복합성분인 피하주사제다. 타바피돈은 도파민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도파민 작용제로 알려졌다.

의학계는 파킨슨병 자체가 기대 수명을 단축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파킨슨병 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을 것을 권장한다.

미국 슬롯 머신의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사진=에브비)
미국 슬롯 머신의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사진=에브비)

◇휴비라 급감 겪은 슬롯 머신, ‘타바파돈’이 돌파구 될까?

한편 슬롯 머신는 이번 연구결과가 최근 휴미라 매출 급감을 겪은 애브비에 돌파구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애브비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가면역질환 블록버스터 치료제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밥)로 국내∙외 슬롯 머신의 최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 1월 휴미라의 특허 만료로 암젠(Amgen), 셀트리온(Celltrion),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총 9개사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FDA의 승인을 받고 복제약(Generic Drug)을 각자 시장에 내놓았다.

슬롯 머신가 지난 2월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2023년 휴미라 매출은 전년 대비 32% 감소한 144억 달러(약 19조 원)다. 마지막 분기 매출은 41% 감소한 33억 달러(약 4조 5,700억 원)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을 메꾸기 위해 애브비는 전략적인 M&A를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슬롯 머신의 관측이다.

애브비가 세러벨 인수로 타바파돈과 함께 확보한 성인 조현병 치료제 ‘엠라클라딘’(Emraclidine)도 슬롯 머신의 입지를 다지게 할 후보물질로 떠올랐지만, 지난달 2건의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해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애브비의 시장가치가 400억 달러(약 57조 원)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도 슬롯 머신는 다음 단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루팔 타카르(Roopal Thakkar) 슬롯 머신 연구개발총괄 부사장 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최근 슬롯 머신와 관련한 이슈에)실망스러운 결과”라면서도 “데이터를 계속 분석해 후속 임상 진행을 위한 다음 단계를 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슬롯 머신 측은 “신경과학은 슬롯 머신가 집중하고 있는 핵심 분야”라며 “신경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위해 혁신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슬롯 머신타임즈=염현주 기자]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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